계절 소리 지도: 사계절의 청각 풍경 기록 프로젝트
1. 청각 풍경의 개념: 소리로 계절을 읽다계절은 온도와 색채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귀를 기울이면 계절마다 다른 고유한 소리의 층위가 존재한다. 봄에는 새싹을 터뜨리는 비의 잔향, 갓 깨어난 새들의 울음, 거리의 설렘 섞인 발걸음 소리가 겹쳐지고, 여름에는 매미의 합창, 시원한 선풍기 바람의 윙윙거림, 그리고 장마철 빗방울의 리듬이 청각 풍경을 만든다. 가을에는 낙엽을 밟는 바스락거림, 멀리서 들려오는 추수 기계의 둔탁한 진동, 차분한 바람의 흐름이 이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쌓이며 흡음된 고요, 난방기와 보일러의 웅웅거림, 크리스마스 캐럴이 계절의 소리를 완성한다. ‘계절 소리 지도’는 이러한 사계절의 청각 패턴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다. 온도나 빛과 달리, 소리는 순간성을 지녀 놓치기 쉽기 때문에, ..
맛의 여정: 미각을 통한 자기발견 실험
1. 미각 탐험의 시작: 입안에서 여는 작은 세계우리가 먹는 음식은 단순히 영양을 섭취하는 행위가 아니라, 미각을 통해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기도 하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이라는 기본 다섯 가지 맛은 사실 그 자체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무수한 조합과 미묘한 변화를 품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단맛이라도 설탕의 단맛과 꿀의 단맛은 질감, 여운, 향에서 현저히 다르다. 미각을 통한 자기발견 실험은 바로 이 차이를 의식적으로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 평소 무심히 먹었던 음식 속에서 “나는 어떤 맛에 강하게 반응하는가?”, “어떤 맛이 나를 안정시키거나 활력을 주는가?”를 관찰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과 취향이 예상보다 더 깊고 복합적인 층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입안에서 펼쳐지는..